어느 지체(肢體)장애인, [수필(隨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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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종만 댓글 0건 조회 1,325회 작성일 14-02-04 10:34본문
어느 지체 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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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객랍(客臘) 30일, 내가 안과에 검사 받기 위하여, 서면에 내렸다. 국민은행 앞을 지나고 있을 때, 어디서 경음악으로 "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 ....." 노래 소리가 나기에 그 쪽을 보니, 어느 장애인이 긴 고무옷을 입고 길 바닥에 앞으로 엎드려 양 손으로 기어가고 있다. 다리는 보이지 않고, 커다란 고무 공 같이 서서히 기어가고, 그 앞에는 동전함이 놓여 있다. 전에 시장통에서 여러번 보았지만 오늘 또 보게되여 마음이 심히 무겁다. 지나는 사람 중에 동전 몇푼을 넣고 가는 소리가 " 뗑그랑 뗑그랑 " 한다. 어떤 할머니는 혀를 차면서 " 이 추운 날씨에.. "하고 가방에서 지폐(紙弊)를 몇장 놓고 간다. 나도 이렇게 구경만 할 것이 아니라 무슨 조치를 처하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호주머니를 뒤져보니, 세종대왕이 3장, 퇴계 이황이 4장 있다. 나의 손은 세종대왕 한장을 뽑았다.그 때 내 머리 속에서 " 안과 검사비는 어쩌구 "한다. 결국 그 검사비가 고리가되여 퇴계 1장을 넣고 " 열심이 사세요 " 하였더니, 들릴락 말락한 소리로" 네 , 감사합니다." 한다. 발길을 돌아서니 어디 빗진자 같이 마응이 심이 걸린다.
국가에서 얼마간 수당이 지급되겠지만 식구가 많으면, 이렇게라도 생계를 위하여, 추위에도 불구하고 길거리에 배회하게됨을 생각하니, 그 측은(惻隱)함이 내 마음을 무척 슬프게 한다.
이 세상은 본래 순풍(順風) 보다 역풍(逆風)이 더 많고, 마음 편한 날 보다, 마음 불편할 때가 더 많은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그러나 가시밭 속에서 예쁜 장미가 피고, 자갈밭을 지나면 평평한 대로가 보인다. 용광로 속에서 순금덩이가 나오는 이치와 같이, 역풍(逆風))이 불어오면 주님의 옷자락 잡고 주님께 간구하며 열심이 살아 갑시다.
주여 !!, 고달픈 속을 헤매는 이 당신의 백성이 올 겨울 추위를 잘 넘기고 마음 편히 살수 있도록 도와 주옵소서 .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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