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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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풍 부는 들녘에서
손이 저리도록 찬 바람 맞으며
얼음 뚫고 곱게 핀 매화야 !
너는 봄이 오는 길목에서
앞 길을 인도하여라 .

영산홍 붉게 필 산 골짜기에
산 달래야 !, 다닥냉이야 !
산철쭉아 !, 너희들 빨리나와
산 넘고 가는 아지랑이 옷 소매를 잡아라.

복수초와 자목련은
왜 그리 늦게 피느냐 ?
너 고운 자태 보려고 흙두령을
높게 쌓은
내 마음을 너는 아느냐 ?

하얀 적삼 파란 치마 곱게 입고 나올
목련아 !
모란이 피기 까지는
아직 이르느냐 ?
그 들이 제일 보고 십구나 !

봄날 밑 그림을 장식할
연보라색 자운영아 !
너도 너의 친구 노란 민들레와 팬지에게 통지하여
다 같이 봄 맞이 준비를 하고

산과 들에 핀 이름 없는 야생화야 !
너희들 앞으로
무심히 지나는 길손들에게
봄 소식 좀 전하렴 !!

따사한 봄날
파란 새싹 돋은 언덕에 올라
봄 바람에 이 글을 띄워 보낸다 .